[현장잇슈] '휴가 군인' 고깃값 내준 '천사 청년'...장병 아빠는 얼굴을 감싸쥐었다
2023. 10. 14 경기도 안양시
토요일 저녁, 군복을 입은 채 쭈뼛쭈뼛 한 고깃집 앞에 서 있다
아버지 뒤를 따라 식당으로 들어가는 앳된 얼굴의 청년
"손님들이 저녁 6시 정도에 들어오셨고요. 고기를 2인분 시키시고, 두 분이 대화하면서 음식을 기다리고 있었던 거였죠."
모자를 벗자 드러나는 '까까머리'
긴장이 완전히 풀리진 않은 모습이지만
오랜만에 마주 앉은 아버지와의 '만찬'에 들뜬 듯 보이는데...
그런 부자의 곁을 스쳐 지나가는 한 남성
자신의 테이블 음식값을 계산한 뒤
자리로 돌아가나 싶더니...
무언가를 보고 생각에 잠긴 듯한 모습
차마 자리에 앉지 못하고
계산대로 돌아가더니 어딘가를 가리키는데...
"계산하고 다시 자기 테이블로 가다가 다시 돌아와서..군인(테이블을 가리키길래) '아시는 분인가요?' 내가 그랬어요. 결제를 하길래. 그런데 모르는 사람이래요."
군복 입은 남성이 아버지와 식사하는 모습을 보고,
일면식 없는 사이지만 기꺼이 '고깃값'을 계산해 준 것인데...
"왜 계산을 하냐 그랬더니 '자기 동생도 군인인데, 보니까 너무 마음이 아파서 밥이라도 따뜻한 밥이라도 한 끼 사주고 싶어서 그런다' 그러더라고요, 저한테."
뒷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던 점장
이같은 사실을 부자에게 알렸고..
잠시 어리둥절해하는가 싶더니 '따뜻한 마음'에
함박웃음 짓는 아버지…감격스러운 듯 고개를 떨구기도
지켜보던 식당 직원들 입가에도 자연스레 번지는 미소
"뭐라 그럴까 그때 당시에는 좀 어리둥절했죠. 그러다가 그래도 저런 사람도 다 있네 하는 생각...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은 좋아지잖아요."
일행 돌아오자 '막잔' 들이킨 뒤 자리에서 일어서는 남성
'부자'의 감사 인사에 짧은 목례 뒤 황급히 가게를 빠져나가는데...
"흔치 않은 일이죠 이런 일은. 그 젊은 사람이 잘생겼어요. 근데 '잘생겨서 저런 짓까지 해?' 이런 생각... 좀 놀랍다는 생각이 들죠. 좀 배 아픈 정도ㅎㅎㅎ"
이같은 사실은 당사자인 장병이 SNS에 글을 쓰면서 알려졌는데..
어렵게 연락이 닿은 해당 장병, 이같은 감사의 말을 전해왔습니다.
"뉴스에서 볼 법한 일이 저한테 일어나다 보니까. 아버지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둘 다 할 말을 잃은 상태였습니다. (아버지는) 자기보다 한참 어린 20대 아들뻘인 그런 사람이 이제 계산을 해줬다는 그런 용기에... 그 뒤로 밥 먹는 한 30분 그 정도 시간 동안 계속 말을 하지 못하셨습니다. (감사 인사 하러 가니) 동생 생각나서 그냥 안쓰럽고, 고생한다고 고기 많이 먹었으면 좋겠다라고 하시고, 이제 딱 그 말씀만 하시고 바로 나가셨습니다. 이런 따뜻한 환경에서, 군인으로서 복무하고 있다는 게 되게 뿌듯하기도 했고 자부심을 가지게 되는 계기가 됐던 것 같고, 더 열심히 나라를 지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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